시리즈 안내: 배구 로테이션 시리즈의 마지막 5편입니다. 4편 "로테이션 상세 분석 (상)"에서 이어집니다.
세터가 후위인 1·6·5번 로테이션에서는 세터가 자신의 짝인 전위 선수보다 뒤에 서 있다가 세팅 자리로 나와야 한다고 지난 글의 마지막에서 말씀드렸었습니다. 먼저 세터 후위시 세터의 짝인 전위 선수가 누구인지부터 빠르게 확인해 보겠습니다.
- 1번 자리 — 짝은 전위 OH(2번 자리). 리시브 라인의 멤버입니다. 세터는 리시브라인 뒤에서 돌아나와야 합니다.
- 6번 자리 — 짝은 전위 OP(3번 자리). 리시브를 면제받고 네트 앞에 서 있는 공격수입니다. 세터는 그 뒤이기만 하면 되니 뒤에 서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 5번 자리 — 짝은 전위 MB(4번 자리). 왼쪽 끝에 서 있습니다. 세터는 그 바로 뒤에 붙어 섭니다.
세터 후위 로테이션에서 실제로 세터가 코트 뒤에 서 있는 경우는 1번자리일 때 뿐이고, 6번과 5번자리에서는 자신의 짝인 전위 선수들 바로 뒤에, 즉 어택라인 안쪽에 서서 랠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1편의 [참고]를 기억하세요. 후위 선수가 전위 공간에서 세트하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각각의 위치별로 상세 내용을 확인해 봅시다.
세터 1번 자리 : 리시브라인 뒤에서 돌아나오는 세터
대부분의 팀이 세트 시작 로테이션으로 사용하는 바로 그 자리입니다. 이유는 2편에서 보았습니다. 세터 후위의 시작이라는 것은 곧 공격을 전담하는 OP의 전위 시작이라는 뜻이고, 팀의 주포를 전위에 최대한 오래 두려면 여기서 시작해야 하니까요.
OP의 정위치가 전위 왼쪽(4번 자리)입니다. 여기에서부터 팀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OP의 공격 방향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
OP가 다른 로테이션에서 공격했던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서 공격하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면 OP가 왼쪽에서 공격하는 동선을 짤 수 있습니다. 하지만 OP가 다른 로테이션과 동일하게 오른쪽에서 공격해야만 한다면, 전위 왼쪽의 OP가 코트의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나가 공격을 준비해야 합니다.
OP가 왼쪽에서 공격할 때 : 레프트 공격하는 라이트
먼저, OP가 왼쪽에서 공격하는 동선을 살펴보겠습니다. OP가 로테이션 위치에 맞게 왼쪽에서 공격한다면, 왼쪽의 전위 OH가 리시브라인의 맨 왼쪽에 서야 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전위 OH(OH¹)는 이번엔 라인 오른쪽으로 내려가 오른쪽 공격을 맡습니다. 그 덕에 리베로가 라인 중앙에 서게 되어 커버리지도 넓어집니다.
세터는? 짝인 OH¹이 리시브 라인 오른쪽에 있으니 그보다 뒤, 즉 리시브라인 뒤 오른쪽에 서야 합니다.
그래서 상대 서브 토스가 시작되는 순간, 세터는 오른쪽 뒤 구석에서 리시브라인에 선 OH의 오른쪽으로 돌아 네트 앞 중앙 오른쪽까지 뛰어나와 리시브된 공을 세팅합니다.
완성된 공격 대형을 봅시다. OP 왼쪽 · MB¹ 중앙 · OH¹ 오른쪽 · OH² 중앙 후위. 2편에서 말씀드렸던, "라이트"가 왼쪽에서 때리는 로테이션입니다. 라이트라는 별명이 실제 공격 방향과 어긋나는 형태가, 배구에서 맨 처음 시작되는 빈번한 로테이션에서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 움직임을 하나의 사이클로 보시면 아래와 같습니다.

OP가 오른쪽에서 공격할 때 : 가장 복잡한 동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OP가 여전히 오른쪽 공격을 고집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먼저 OP가 왼손잡이일 경우, 애초에 오른쪽 공격에 특화되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공격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설령 OP가 오른손잡이더라도, 다른 다섯 번의 로테이션에서 오른쪽 공격을 해 왔기에 세터 1번 자리에서도 동일하게 오른쪽 공격을 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다른 선수들에게도 플레이의 일관성을 줄 수 있습니다. OP가 오른쪽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세터 1번 자리 로테이션에서 평소와 다르게 오른쪽 공격을 맡아야 할 전위 OH가 함께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보게 될, 6개의 로테이션 중 가장 복잡한 동선을 감수하면서까지 OP가 오른쪽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이 보여지게 됩니다.
전위 OH를 평소처럼 라인 왼쪽으로 내리고, 대신 OP와 MB¹이 전위 왼쪽 끝에 몰려 섭니다. 좌우 순서(기준 1)를 지키면서 OP의 출발점을 왼쪽 끝으로 당겨 둡니다.
상대 서브 토스가 시작되는 순간 OP는 네트 앞을 가로질러 오른쪽 끝까지 달리고, 세터도 라인 뒤에서 달려나옵니다. 두 명이 코트를 대각선으로 교차하는, 시리즈에서 가장 번잡한 3초입니다.
그리고 완성되는 것은 앞서 보았던 것과 반대되는 그림, OH¹ 왼쪽, OP 오른쪽의 세터 후위 4인 공격옵션이 완성됩니다. 움직임을 이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세터 6번 자리 : 리시브라인 앞에 서 있는 후위 세터
한 칸 돌면 세터는 후위 중앙으로 갑니다. 그런데 이번엔 세터의 세로줄 짝이 전위 OP입니다. OP는 리시브를 면제받은 채 네트 앞에 서 있는 선수이므로, 세터는 그 뒤이기만 하면 됩니다. 리시브 라인 뒤로 물러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세터는 오히려 앞으로 나가, 리시브라인 3인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어택라인 근처까지 올라가서 서브를 기다립니다. 전위 OH(OH²)는 평소 원칙대로 라인 왼쪽, 리베로 중앙, 후위 OH(OH¹) 오른쪽. 도식에서 후위인 세터가 전위 MB¹보다 네트에 가까이 서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실전에서 흔히 보이는 배치입니다. 세터와 MB¹은 이웃도 짝도 아니니, 역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서브가 날아오는 동안 OP는 뒷걸음질로 도움닫기 공간을 만들고, MB¹은 서브 코스를 눈으로 확인하며 중앙 공격 방향을 잡고, 세터는 두어 걸음만 나서면 세트 위치입니다. 세터 후위 세 자리 중 이동이 가장 짧은, 후위판 3번 자리라 할 만한 로테이션입니다.
전위 셋(OH² 왼쪽 · MB¹ 중앙 · OP 오른쪽)에 OH¹의 중앙 후위공격까지, 세터 후위의 4인 공격옵션이 완성됩니다. 움직임을 이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세터 5번 자리 : 미들블로커 뒤에 붙어 있는 세터
마지막 자리입니다. 후위 세터의 짝이 4번 자리의 미들블로커입니다.
세터(5번 자리)의 짝이 전위 MB(4번 자리)이므로 세터는 MB² 뒤에만 있으면 됩니다. 라인 왼쪽으로 내려가 리시브라인에 참여한 전위 OH(OH²)와는 이웃도 짝도 아니므로, 세터가 그보다 네트에 가깝든 말든 포지셔널 폴트에 걸리지 않습니다.
상대 서브가 시작되면, 코트 앞 왼쪽 구석의 두 선수가 나란히 중앙으로 들어옵니다. MB²는 속공 위치로, 세터는 세트 위치로. OP는 처음부터 전위 오른쪽 자기 자리라 움직일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세터 후위의 4인 공격 옵션이 만들어집니다. 연속 장면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여섯 개의 로테이션, 목적은 결국 최선의 공격 옵션
이것으로 여섯 가지 로테이션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정리하면:
- 공격의 대형은 두 종류뿐 : 세터 전위형, 세터 후위형 (2편)
- 리시브 라인은 늘 같은 3인 : 전위 OH, 후위 OH, 리베로 (3편)
- 서로 다른 로테이션에서 달라지는 것은 선수들의 출발점과 동선 (4·5편)
- 움직임의 끝은 4인 공격 옵션
시리즈를 마치며
5편의 글을 통해, 배구에서 모든 선수가 전위와 후위를 골고루 움직이며 플레이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가 로테이션이며, 동일한 포지션의 두 선수를 대각에 세우는 것이 전위와 후위의 밸런스를 맞추는 모범답안이라는 것, 그리고 세터 전위와 후위로 나뉘는 상황에서 공격 조합의 최선은 언제나 4인의 공격 옵션이라는 것,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퍼스트 터치 전략으로서 아포짓스파이커를 제외한 아웃사이드 히터와 리베로만의 리시브라인, 6개의 각각 다른 로테이션 상황에서 선수들의 위치와 공격방향까지를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이 시리즈가 코트 위 공보다 공 아래에서 움직이는 선수들을 보는 재미를 드렸기를 바랍니다.
PS) 로테이션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백오더와 프론트오더, 그리고 리시빙라이트(리시빙아포짓)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 심화편에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리즈의 도식은 직접 제작한 것입니다. 문의와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