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안내: 배구의 여섯 가지 플레이를 하나씩 알아보는 시리즈의 5편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시절의 "배구 기록" 연재를 새로 고쳐 쓴 글이며, 랠리가 흘러가는 순서대로 서브, 리시브, 세트, 공격, 블로킹, 디그의 6편으로 이어집니다.
시작에 앞서 : 이 글은 배구를 사랑하는 일반 팬이 배구 초심자를 위해 작성한 안내문입니다. 배구 전문가가 읽으실 때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러한 부분을 발견하셨다면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글에 나오는 수치는 한국배구연맹(KOVO) 홈페이지의 문자중계를 정리해 만든 비공식 통계이며, 공식 기록과 몇 개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공격 편은 "공격수가 때린 공이 네트를 넘어갈 때 뚫어야 할 벽이 있다"로 끝났습니다. 이번 편은 그 벽, 블로킹입니다. 배구 규칙서는 블로킹을 "네트 가까이에 있는 선수들이 볼 접촉 높이와 무관하게 네트 상단보다 높게 손을 뻗어 상대편으로부터 넘어오는 볼을 차단하는 동작"(규칙 14.1.1)이라고 정의합니다. 전위 선수만 할 수 있고(후위 선수와 리베로가 블로킹을 완성하면 반칙입니다, 14.6.2), 서브는 블로킹할 수 없으며(14.6.3), 블로킹에 닿은 것은 팀의 세 번 터치에 들어가지 않습니다(14.4.1). 마지막 조항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블로킹에 맞고 우리 코트로 떨어진 공을 우리 팀은 다시 세 번 터치할 수 있습니다.
블로킹 성공은 흔히 2점짜리 득점이라고 불립니다. 그 공이 원래 상대의 득점이 될 공이었기 때문입니다. 상대 공격수가 때린 공은 대개 우리 코트에 떨어져 상대의 1점이 됩니다. 그 공을 네트 위에서 막아 상대 코트에 떨어뜨리면 상대의 1점이 우리의 1점으로 바뀌니 점수 차이로는 2점이 움직입니다. 블로킹에 성공한 팀과 당한 팀의 온도차가 그렇게 갈리는 이유입니다.
블로킹의 두 가지 목표
앞의 네 플레이가 그랬듯이 블로킹의 목표도 둘입니다.
(1) 랠리를 끝내는 것. 상대의 공격을 네트 위에서 막아 상대 코트에 떨어뜨리는 것, 블로킹 득점입니다.
(2) 끝내지 못하더라도 공격의 힘을 죽이는 것. 블로킹에 맞은 공은 속도가 줄고 방향이 바뀝니다. 우리 코트로 떨어지면 우리가 살려서 공격권을 가져오고 상대 코트로 튀면 상대는 다시 공격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강타가 그대로 우리 코트에 떨어지는 것보다 낫습니다.
공식 기록은 (1)을 '성공'으로 세고 (2)의 절반은 '유효블로킹'으로 셉니다. 나머지 절반은 블로킹 시도 안에 포함되고, 세분화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이 이번 편에서 이야기할 내용입니다.
KOVO 공식 기록 : 시도, 성공, 유효블로킹, 실패, 범실, 어시스트
한국배구연맹 홈페이지의 블로킹 기록은 여섯 플레이 중 항목이 가장 많습니다. 시도, 성공, 유효블로킹, 실패, 범실, 어시스트, 그리고 세트당 평균입니다.
블로킹 성공은 우리 블로커에 맞은 공이 상대 코트에 떨어져 우리가 득점한 경우입니다. 공격 편에서 본 상대의 공격 차단과 언제나 같은 수입니다. 유효블로킹은 홈페이지의 각주에 "자기 팀의 수비로 연결된 블로킹"이라고 적혀 있습니다(홈페이지 표기는 유효블락). 상대 공격이 우리 블로커에 맞고 우리 코트로 떨어졌는데 우리가 그 공을 살린 경우입니다. 블로킹 실패는 블로커의 손에 맞은 공이 그대로 상대 득점이 된 경우이고 블로킹 범실은 블로커의 반칙으로 실점한 경우인데 대부분이 네트터치입니다(2025-26시즌 남자부 범실 244개 중 237개). 블로킹 어시스트는 둘 이상이 함께 뛰어 성공했을 때 손에 맞지 않은 옆 선수에게 주는 기록입니다.
시도의 정의는 따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5-26시즌 남자부의 공식 블로킹 시도는 13,087개입니다. 성공 2,265, 유효블로킹 3,297, 실패 5,415, 범실 244를 다 더해도 11,221개입니다. 1,866개가 남습니다. 문자중계에서 이 1,866개를 찾아보면 전부 결과 없이 "OOO 블로킹"이라고만 적힌 행입니다. 공격 편에서 제가 '막힘'이라 부른 공, 즉 블로킹에 맞고 공격한 팀 코트로 되돌아간 공이 정확히 1,866개였습니다.
예전 글에서 제가 '막음'이라 이름 붙였고 동아일보 황규인 기자는 '절반'이라 불렀던 상황인데 이름은 없어도 공식 시도 안에는 들어 있었습니다. 시도에서 넷을 빼면 나옵니다. 공격 편의 '막힘'은 공격수 쪽에서 본 이름입니다(디그당함처럼 당한 쪽의 말입니다). 이 편은 블로커의 편이니 예전 글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막음이라 부르겠습니다. 공격차단과 블로킹 성공, 바운드와 유효블로킹이 그렇듯 막힘과 막음도 같은 공을 두 쪽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정리하면 블로킹 시도의 결과는 다섯 가지입니다. 상대 코트에 떨어지면 성공, 우리 코트로 떨어져 우리가 살리면 유효블로킹, 상대 코트로 튀어 상대가 다시 공격하면 막음, 우리 코트 바닥이나 밖으로 나가 실점하면 실패, 반칙이면 범실입니다.
KOVO의 블로킹 개인 순위는 세트당 블로킹 성공(성공 ÷ 출전 세트)입니다. 순위에 들려면 팀 블로킹 시도의 15% 이상을 뛰어야 합니다. 성공률(성공 ÷ 시도)은 선수 기록에 표시만 되고 순위에는 쓰지 않습니다.
세 가지 표기
블로킹 기록을 공식 기록, 문자중계, 그리고 배구 기록의 세계 표준인 데이터발리(Data Volley) 코드로 나란히 놓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문자중계의 블로킹 행은 성공, 실패, 범실, 그리고 결과가 비어 있는 막음의 네 가지이고 유효블로킹과 어시스트는 별도의 행으로 적힙니다.
데이터발리는 블로킹을 여섯 등급으로 나눕니다. 우리 유효블로킹은 데이터발리의 B+와 B-를 합친 것이고(맞고 튄 공을 디그하기 쉬웠는지로 다시 나눕니다), 막음은 B!, 실패는 B=에 해당합니다. 데이터발리의 B/는 공이 블로커를 지나쳐 간 것인데, 손에 맞은 공만 실패로 세는 KOVO 기록에서는 블로킹 행이 없는 쪽에 들어갑니다. 다만 실패한 공이 터치아웃으로 나갔는지 블로킹에 맞고 코트 안에 떨어졌는지는 기록에 없습니다.
2025-26시즌의 다섯 가지 결과
2025-26시즌 남자부의 블로킹 시도 13,087개는 성공 17.3%, 유효블로킹 25.2%, 막음 14.3%, 실패 41.4%, 범실 1.9%로 갈렸습니다. 여자부 16,887개는 12.9%, 38.4%, 15.8%, 31.8%, 1.0%입니다. 블로킹으로 득점하는 것은 남자부가 여섯 번에 한 번, 여자부가 여덟 번에 한 번입니다. 반대로 실패는 남자부가 열에 넷, 여자부가 열에 셋입니다.
여자부가 눈에 띕니다. 유효블로킹이 38.4%로 성공의 세 배입니다(남자부는 1.5배). 여자부의 블로킹은 상대 공격을 끝내는 플레이라기보다 공격의 힘을 죽여 우리 수비가 살리게 하는 플레이에 가깝습니다. 공격 편에서 여자부 공격의 절반 가까이가 살아남아 랠리가 이어진다고 했는데, 그 절반의 대부분이 여기서 나옵니다. 상대 공격 쪽에서 세면 더 분명합니다. 여자부의 유효블로킹 6,484개는 상대 공격 시도 35,182개의 18%입니다. 상대가 공격을 다섯 번 하면 한 번은 우리 블로커 손을 거친 공을 우리가 다시 살린다는 뜻입니다(남자부는 3,297개로 13%, 여덟 번에 한 번).
상대 공격 시도 중 블로킹 시도가 적힌 비율은 남자부 51.2%, 여자부 48.0%입니다. 상대 공격의 절반에만 블로킹 행이 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블로커가 뛰지 않았거나, 뛰었는데 공이 손에 닿지 않은 것인데 문자중계로는 둘을 가를 수 없습니다. 공격 성공 12,886개 중 블로킹 실패 행이 붙은 것은 42.0%입니다. 열에 여섯은 블로킹 행 없이 득점이 됐다는 뜻이고, 여자부도 39.1%로 비슷합니다.
어시스트 : 옆 손에 맞았을 뿐
블로킹 어시스트는 둘 이상이 함께 뛰어 성공했을 때 손에 맞은 선수가 아닌 옆 선수 한 명에게 주는 기록입니다. 셋이 뛰어 막아도 어시스트는 한 명에게만 갑니다. 그래서 블로킹 성공은 어시스트가 붙은 복수 성공과 붙지 않은 단독 성공으로 나뉘고, 어시스트 행의 수는 복수 성공의 수와 같습니다. 2025-26시즌 남자부 블로킹 성공 2,265개 중 복수 성공이 1,793개(79.2%), 혼자 막은 단독 성공이 472개(20.8%)이고 여자부도 79.5%와 20.5%입니다.
위 차트는 세트당 성공 순서로 놓은 남자부 상위 12명(점유율 15% 이상)의 성공을 단독과 복수로 나누고 그 옆에 어시스트를 이어 붙인 것입니다. 복수 성공보다 어시스트가 많은 선수가 여섯 있습니다. 최민호는 복수 성공 50개에 어시스트 55개, 이상현은 56개에 69개, 오데이는 41개에 55개, 김민재는 45개에 57개, 김규민은 43개에 48개, 박창성은 56개에 64개입니다. 둘이 같이 뛰었을 때 내 손에 맞으면 복수 성공이고 옆 손에 맞으면 어시스트이니, 이 여섯 명의 선수는 같이 뛴 횟수의 절반 넘게 옆 선수가 성공을 가져간 셈입니다. 상대 공격수가 직선을 때릴지 대각을 때릴지에 따라 갈리는 일이라 어느 쪽 손에 맞을지를 블로커가 고르기는 어렵습니다. 예전 글에서 최민호를 두고 "기록으로 보이는 것보다 좋은 블로커일 수 있다"고 적었는데(2022-23시즌 기준) 세 시즌이 지나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여자부는 열두 명 모두 미들블로커입니다. 세트당 성공 1위는 피치(0.810)이고 2위 양효진과 3위 김세빈은 0.777과 0.774로 한 개 차이입니다. 단독 성공은 열에 하나 정도라 남자부보다 더 적고 시마무라와 김희진은 복수 성공보다 어시스트가 많습니다. 어시스트를 성공과 같은 값으로 볼 것인지, 절반의 값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값을 주지 않을 것인지는 예전 글에서도 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 글에서도 값은 매기지 않고 수만 세어 두겠습니다.
2025-26시즌 블로킹 순위를 다시 세어 보면
세트당 성공으로 매기는 공식 순위 옆에 시도당 성공률과 세트당 유효블로킹을 나란히 놓아 보았습니다(점유율 15% 이상).
| 남자부 | 포지션 | 시도 | 세트당 | 성공률 | 세트당 유효 |
|---|---|---|---|---|---|
| 신영석 (한전) | MB | 457 | 0.710 | 20.4% | 0.870 |
| 최민호 (현대캐피탈) | MB | 330 | 0.600 | 20.0% | 0.718 |
| 이상현 (우리카드) | MB | 344 | 0.598 | 20.3% | 0.658 |
| 오데이 (OK) | MB | 317 | 0.523 | 18.0% | 0.835 |
| 박진우 (우리카드) | MB | 299 | 0.505 | 18.4% | 0.761 |
| 김준우 (삼성) | MB | 333 | 0.504 | 20.1% | 0.429 |
| 김민재 (항공) | MB | 284 | 0.496 | 19.7% | 0.549 |
| 차영석 (KB) | MB | 406 | 0.489 | 16.7% | 0.820 |
| 김규민 (항공) | MB | 312 | 0.467 | 15.7% | 0.933 |
| 박창성 (OK) | MB | 382 | 0.452 | 17.3% | 0.685 |
| 비예나 (KB) | OP | 300 | 0.421 | 19.7% | 0.529 |
| 전광인 (OK) | OH | 299 | 0.378 | 18.7% | 0.412 |
| 여자부 | 포지션 | 시도 | 세트당 | 성공률 | 세트당 유효 |
|---|---|---|---|---|---|
| 피치 (흥국) | MB | 391 | 0.810 | 21.7% | 1.086 |
| 양효진 (현대건설) | MB | 555 | 0.777 | 19.5% | 1.410 |
| 김세빈 (도로공사) | MB | 656 | 0.774 | 16.2% | 1.606 |
| 정호영 (정관장) | MB | 467 | 0.667 | 14.1% | 1.889 |
| 이다현 (흥국) | MB | 531 | 0.629 | 14.7% | 1.556 |
| 이주아 (IBK) | MB | 606 | 0.613 | 13.9% | 1.898 |
| 최유림 (GS) | MB | 361 | 0.610 | 16.9% | 1.230 |
| 오세연 (GS) | MB | 475 | 0.603 | 15.4% | 1.471 |
| 박은진 (정관장) | MB | 577 | 0.602 | 13.9% | 1.767 |
| 최정민 (IBK) | MB | 683 | 0.597 | 12.2% | 2.381 |
| 시마무라 (페퍼) | MB | 564 | 0.493 | 11.9% | 1.507 |
| 김희진 (현대건설) | MB | 471 | 0.467 | 13.4% | 1.667 |
시도당 성공률로 바꾸면 순위가 꽤 움직입니다. 남자부 김준우는 세트당 6위인데 성공률로는 20.1%로 3위이고 비예나는 11위에서 5위로 올라옵니다. 반대로 시도가 많은 차영석과 김규민은 성공률에서 뒤로 밀립니다. 예전 글에서 저는 성공률을 순위에 쓰는 데 반대했습니다. 블로킹을 잘 뛰는 선수일수록 시도도 많기 마련이라 시도로 나누면 많이 뛴 선수가 손해를 본다는 이유였는데 위 표의 시도와 성공률 열을 보시면 그 관계가 그대로 보입니다. 여자부는 시도 391개의 피치가 성공률 1위이고 656개의 김세빈이 4위입니다.
유효블로킹의 순위
유효블로킹으로 보면 순서가 또 달라집니다. 여자부 최정민은 세트당 성공 10위이지만 유효블로킹이 331개로 여자부 전체 1위이고 세트당 2.381개는 2위 이주아(1.898)와도 거리가 있습니다. 예전 글에서 김수지의 유효블로킹 261개를 두고 흥국생명이 데려간 이유가 김연경의 친구여서만은 아니라고 적었는데 최정민의 331개는 그보다도 많습니다. 남자부는 세트당 성공 1위 신영석이 세트당 유효블로킹은 2위이고 1위는 김규민(0.933)입니다. 오데이와 차영석도 세트당 성공보다 세트당 유효블로킹 순위가 높습니다.
팀별 블로킹 기록
팀으로 보면 성공과 유효블로킹의 차이가 더 큽니다. KOVO 경기 요약 자료에는 상대 공격에 블로커가 몇 명 맞섰는지가 팀 단위로 적혀 있어서 2~3인 블로킹 비율도 함께 놓았습니다. 괄호는 리그 평균과의 차이이고 맨 아래 줄이 리그 평균입니다.
| 남자부 | 세트당 성공 | 세트당 유효블로킹 | 2~3인 블로킹 비율 |
|---|---|---|---|
| 현대캐피탈 | 2.62 (+0.29) | 3.20 (-0.19) | 64.6% (-2.3) |
| 한전 | 2.52 (+0.19) | 3.60 (+0.21) | 66.5% (-0.4) |
| 항공 | 2.44 (+0.11) | 3.38 (-0.01) | 68.8% (+1.9) |
| 우리카드 | 2.40 (+0.07) | 3.11 (-0.28) | 67.4% (+0.5) |
| OK | 2.34 (+0.01) | 3.34 (-0.05) | 66.8% (-0.1) |
| KB | 2.19 (-0.14) | 4.08 (+0.69) | 68.6% (+1.7) |
| 삼성 | 1.78 (-0.55) | 2.97 (-0.42) | 65.3% (-1.6) |
| 리그 평균 | 2.33 | 3.39 | 66.9% |
| 여자부 | 세트당 성공 | 세트당 유효블로킹 | 2~3인 블로킹 비율 |
|---|---|---|---|
| 현대건설 | 2.58 (+0.34) | 6.75 (+0.09) | 64.8% (-5.5) |
| 도로공사 | 2.24 (+0.00) | 6.66 (+0.00) | 70.4% (+0.1) |
| 페퍼 | 2.22 (-0.02) | 6.43 (-0.23) | 70.8% (+0.5) |
| IBK | 2.19 (-0.05) | 8.22 (+1.56) | 72.1% (+1.8) |
| GS | 2.16 (-0.08) | 5.88 (-0.78) | 73.8% (+3.5) |
| 정관장 | 2.16 (-0.08) | 6.63 (-0.03) | 68.3% (-2.0) |
| 흥국 | 2.15 (-0.09) | 6.03 (-0.63) | 72.5% (+2.2) |
| 리그 평균 | 2.24 | 6.66 | 70.3% |
KB손해보험은 세트당 성공이 6위인데 유효블로킹은 4.08개로 1위이고 2위와 0.4개 넘게 차이가 납니다. 여자부의 IBK기업은행도 성공은 4위, 유효블로킹은 8.22개로 1위입니다. 최정민과 이주아가 있는 팀입니다. 세트당 성공 1위인 현대캐피탈과 현대건설은 2~3인 블로킹 비율이 남녀 각각 최하위입니다. 블로커를 많이 세우는 팀이 블로킹으로 많이 득점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인데 한 시즌의 결과라 여기까지만 적어 두겠습니다.
블로커는 몇 명이 뛸까
문자중계는 누가 블로킹을 했는지만 적고 몇 명이 뛰었는지는 적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KOVO 경기 요약 자료에 그 수가 팀 단위로 있어서 2025-26시즌을 모아 보면, 남자부는 상대 공격의 6.2%에 블로커가 없었고 26.9%가 1인, 57.4%가 2인, 9.5%가 3인 블로킹이었습니다. 여자부는 5.3%, 24.3%, 69.9%, 0.4%입니다. 여자부의 3인 블로킹은 한 시즌에 140개 정도로 거의 없습니다. 2인 블로킹이 열에 일곱이고 이 비율은 요약 자료가 있는 2018-19시즌 이후 늘 그렇습니다(남자부는 열에 여섯).
블로커 수가 늘면 그 공격을 블로킹으로 끊는 비율도 증가합니다. 남자부는 1인 6.5%, 2인 10.2%, 3인 12.3%이고 여자부는 1인 5.1%, 2인 7.1%입니다. 다만 이 비율은 블로커 수의 효과만이 아닙니다. 세트 편에서 본 대로 블로커가 셋 붙는 공은 상대 리시브가 흔들려 세터의 선택이 읽힌 공이라 애초에 막기 쉬운 공입니다.
손에 맞은 공, 그 다음
블로킹에 맞은 공은 그 뒤에 어떻게 될까요? 블로킹의 두 번째 목표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상대 공격의 결과별로 그 랠리를 수비팀이 이긴 비율을 세어 보았습니다. 차단은 그 자리에서 수비팀 득점이니 100%이고 공격 성공은 0%입니다. 그 사이의 셋이 흥미롭습니다. 블로킹에 맞고 우리 코트로 와서 우리가 살린 바운드(우리 유효블로킹)는 남자부 54.7%, 여자부 54.8%로 수비팀이 절반 조금 넘게 이깁니다. 블로킹에 닿지 않고 디그로 살린 공은 51.6%와 53.2%입니다. 손에 맞았든 안 맞았든 우리가 살린 공은 반반이라는 뜻입니다. 상대 코트로 튄 막음(공격 쪽의 막힘)은 44.3%와 45.1%로 절반 아래인데 공격권이 상대에게 남아 있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블로커 손에 닿는 공과 안 닿는 공은 애초에 다른 공입니다. 블로커 정면으로 때린 강타와 블로커 옆으로 빠져나간 공을 같은 공으로 놓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위 수치는 블로킹에 닿은 공이 그 뒤에 어떻게 되는지를 센 것이지, 손에 닿게 하는 것이 얼마나 이득인지를 잰 것은 아닙니다. 값을 매기는 일은 이 시리즈의 범위 밖입니다.
20년의 추이
블로킹은 여섯 플레이 중 20년 동안 가장 덜 변한 기록입니다(이 시리즈에서 본 것 중에서는 그렇습니다). 남자부 성공률은 2005-06시즌 19.8%에서 2025-26시즌 17.3%로 조금 감소했고 여자부는 11.3%에서 12.9%로 조금 증가했습니다. 유효블로킹 비율은 남자부가 22%에서 27% 사이, 여자부가 33%에서 41% 사이를 오갔습니다. 리시브 편에서 정확한 리시브가 반으로 줄고 공격 편에서 퀵오픈이 시간차를 대신하는 동안 블로킹의 다섯 가지 결과 비율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원년인 2005시즌에는 문자중계에 유효블로킹 행과 어시스트 행이 없어서 추이는 2005-06시즌부터입니다.
기록이 보지 못하는 것
(1) 블로킹 실패는 블로커의 손에 맞은 공이 실점이 된 경우입니다. 다만 그 공이 터치아웃으로 나갔는지 블로킹에 맞고 코트 안에 떨어졌는지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공격 성공의 열에 여섯은 블로킹 행 자체가 없는데, 블로커가 안 뛴 것인지 뛰었는데 손에 닿지 않은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2) 블로킹에 몇 명이 뛰었는지는 문자중계에 없습니다. KOVO 경기 요약 자료에 팀 단위로만 있고 선수 단위로는 남지 않아서, 어느 선수가 2인·3인 블로킹에 얼마나 자주 가담했는지는 셀 수 없습니다.
(3) 어시스트는 옆 손의 기록입니다. 같이 뛰었다는 사실은 성공했을 때만 남고 같이 뛰었는데 막지 못한 경우에는 실패가 공에 맞은 한 명에게만 적힙니다.
(4) 블로킹 앞의 공격이 어떤 공이었는지가 없습니다. 오픈 앞의 3인 블로킹과 속공 앞의 1인 블로킹이 같은 시도이고 같은 성공입니다. 값을 매기는 일은 이 시리즈의 범위 밖입니다.
다음 편 예고
블로킹을 지나온 공도, 지나오지 않은 공도 누군가는 받아야 합니다. 유효블로킹 뒤의 공, 블로커 옆으로 빠진 공, 상대가 그냥 넘긴 공. 기록은 이 셋을 모두 디그라는 한 이름으로 적습니다. 네 가지 상황, 한 가지 이름. 다음 편, 디그에서 이어집니다.
이 시리즈의 도식과 차트는 문자중계를 정리해 직접 제작한 것입니다. 문의와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