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안내: 배구의 기대득점 시리즈 6편입니다. 1편에서 보여 드린 12월 14일 경기의 두 번째 표를 점수 득실과 EP 득실로 갈라 전부 펼칩니다.
시작에 앞서 : 글에 나오는 수치는 KOVO 문자중계 기록을 직접 집계한 비공식 통계라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고, 공식 기록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점수 득실과 EP 득실
1편의 두 표를 다시 가져오겠습니다. 득점 기록 쪽은 득점(서브·공격·블로킹)과 실점(서브 범실·공격 범실·차단당함·블로킹 범실), 그리고 둘을 합친 득실이고, EP표 쪽은 그 선수가 플레이로 획득한 EP의 합(EP+)과 잃은 EP의 합(EP-), 그리고 둘을 합친 EP 득실입니다. 괄호 안은 득점 기록과 같은 서브·공격·블로킹의 몫입니다(2025년 12월 14일 한국도로공사 3:2 IBK기업은행, 득점 8명과 세터·리베로 4명을 득실 순으로 늘어놓았습니다). 1편에서는 순위만 보고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열마다 읽겠습니다.
| 선수 | 득점 (서/공/블) | 실점 (서/공/차단/블) | 득실 (서/공/블) |
|---|---|---|---|
| 모마 (OP) | 35 (0/33/2) | -10 (5/3/2/0) | +25 (-5/28/2) |
| 빅토리아 (OP) | 33 (2/30/1) | -14 (0/6/7/1) | +19 (2/17/0) |
| 육서영 (OH) | 20 (0/19/1) | -7 (1/3/3/0) | +13 (-1/13/1) |
| 타나차 (OH) | 18 (2/14/2) | -7 (2/2/2/1) | +11 (0/10/1) |
| 김세빈 (MB) | 11 (0/7/4) | -3 (1/0/1/1) | +8 (-1/6/3) |
| 킨켈라 (OH) | 7 (1/6/0) | -1 (0/0/1/0) | +6 (1/5/0) |
| 이주아 (MB) | 8 (0/4/4) | -4 (2/2/0/0) | +4 (-2/2/4) |
| 강소휘 (OH) | 8 (0/7/1) | -5 (1/3/1/0) | +3 (-1/3/1) |
| 박은서 (S) | 2 (0/1/1) | -2 (2/0/0/0) | 0 (-2/1/1) |
| 김다은 (S) | 4 (1/2/1) | -5 (3/1/1/0) | -1 (-2/0/1) |
| 문정원 (L) | 0 | 0 | 0 (0/0/0) |
| 임명옥 (L) | 0 | 0 | 0 (0/0/0) |
같은 열두 명의 EP표입니다(순서도 같습니다).
| 선수 | EP+ (서/공/블) | EP- (서/공/블) | EP 득실 (서/공/블) |
|---|---|---|---|
| 모마 (OP) | +17.26 (0.9/13.5/1.8) | -12.38 (-2.6/-7.6/-2.2) | +4.88 (-1.7/5.9/-0.4) |
| 빅토리아 (OP) | +16.95 (2.9/12.1/1.5) | -18.32 (-2.0/-14.4/-1.3) | -1.37 (0.8/-2.3/0.2) |
| 육서영 (OH) | +11.26 (0.1/8.4/0.8) | -10.92 (-1.1/-5.9/-1.5) | +0.33 (-0.9/2.5/-0.7) |
| 타나차 (OH) | +11.37 (2.2/5.6/1.6) | -9.65 (-1.5/-5.8/-1.4) | +1.72 (0.8/-0.2/0.2) |
| 김세빈 (MB) | +8.31 (0.4/2.3/5.1) | -5.59 (-0.6/-1.3/-3.6) | +2.73 (-0.2/1.0/1.5) |
| 킨켈라 (OH) | +6.43 (1.1/2.5/0.9) | -2.99 (-1.2/-1.4/0.0) | +3.43 (0.0/1.1/0.9) |
| 이주아 (MB) | +6.30 (0.6/1.6/3.9) | -7.92 (-1.6/-3.0/-2.7) | -1.62 (-1.0/-1.4/1.2) |
| 강소휘 (OH) | +6.80 (0.0/2.8/1.5) | -8.38 (-0.9/-5.1/-0.3) | -1.58 (-0.9/-2.4/1.2) |
| 박은서 (S) | +6.52 (1.0/0.3/2.0) | -4.55 (-1.2/0.0/-1.8) | +1.96 (-0.1/0.3/0.2) |
| 김다은 (S) | +6.30 (2.2/0.8/1.3) | -8.53 (-2.4/-1.2/-1.6) | -2.23 (-0.2/-0.4/-0.2) |
| 문정원 (L) | +4.20 (0/0/0) | -0.11 (0/0/0) | +4.09 (0/0/0) |
| 임명옥 (L) | +4.16 (0/0/0) | -0.65 (0/0/0) | +3.51 (0/0/0) |
공격수의 행
열마다 읽으면 1편과는 전혀 다른 모양이 됩니다. EP+ 열의 1위는 모마(+17.26)이고, 문정원(+4.20)의 네 배가 넘습니다. 빅토리아도 +16.95를 얻었고 타나차와 육서영도 +11을 넘겼습니다. 공격수들은 EP+를 많이 획득합니다.
그 대신 잃는 EP도 많습니다. 모마 -12.38, 빅토리아 -18.32, 육서영 -10.92. 실점 열을 보시면 그 EP-가 어디서 왔는지 보입니다. 모마의 서브 범실 5개와 공격 범실 3개와 차단당한 2개, 빅토리아의 공격 범실 6개와 차단당한 7개가 EP- 열의 대부분입니다. 다만 점수 득실과 EP 득실이 같은 순서는 아닙니다. 득실로는 빅토리아(+19)가 모마(+25) 다음인데 EP 득실로는 마이너스입니다. 득실은 랠리를 끝낸 플레이만 한 점씩 세지만, 장부에는 블로킹에 걸리고 디그된 공격처럼 랠리를 끝내지 못한 플레이까지 그 장면의 가치로 적히기 때문입니다(빅토리아의 그런 공격이 이날 38번이었습니다).
두 리베로의 행
그리고 문정원과 임명옥의 행은 EP- 열이 거의 비어 있습니다. 문정원의 EP-는 3편의 나쁜 리시브 하나(-0.100)와 디그 오버패스 하나(-0.014)를 합친 -0.11이 전부이고, 임명옥의 -0.65는 2세트에 놓친 서브 하나(-0.555)가 대부분입니다. 두 리베로가 1편 표의 2위와 3위에 오른 것은 EP+를 많이 획득해서가 아니라 EP-가 없어서입니다.
리베로의 EP-가 비어 있는 이유
여기서 이 표를 잘못 읽으면 "장부가 리베로를 높이 평가하고 공격수를 낮게 평가한다"가 됩니다. 저는 그렇게 읽지 않습니다. EP- 열이 비어 있는 것은 리베로라는 자리의 모양입니다. 자리마다 규칙이 허락한 플레이가 정해져 있어서, 장부에 채워지는 칸과 비는 칸도 자리를 따라 정해진다는 뜻입니다. 두 선수가 잘해서도 기준이 느슨해서도 아닙니다.
득점으로 기록되는 세 가지 플레이(서브·공격·블로킹)는 랠리를 끝내는 플레이라고 1편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랠리를 끝낸다는 것은 양쪽으로 끝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서브는 에이스가 되기도 하고 범실이 되기도 하며, 공격은 득점이 되기도 하고 범실과 차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날 빅토리아의 공격 81번 가운데 30번은 득점으로, 13번은 상대 득점(범실 6개와 차단 7개)으로 끝났습니다. 득점을 시도한다는 것은 실점할 위험을 함께 지는 일입니다. 장부에는 그 양쪽이 다 적히니 공격수의 행은 EP+도 EP-도 큽니다.
리베로는 공교롭게도 배구 규칙이 그 세 플레이를 전부 금지한 자리입니다. 리시브와 디그(그리고 세터가 놓친 공을 대신 올리는 세트)만 할 수 있는데, 이 플레이들은 랠리를 우리 쪽 득점으로 끝내지 못하는 대신 상대 득점으로 끝낼 위험도 거의 지지 않습니다. 리시브 실패는 상대의 서브 성공이니 그 확률만큼(-0.555)이 적히지만 한 경기에 한두 번이고 디그 실패는 5편에서 본 대로 아예 적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리베로의 행은 EP+만 쌓이는 모양이 됩니다. 어느 리베로라도 그렇습니다(이날 두 리베로가 나란히 그런 모양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EP+ 열에도 자리의 모양이 조금 들어 있습니다. 5편에서 디그의 몫을 "블로킹 직전의 상태"에서 측정하기로 했는데, 그 기준 탓에 디그 계정은 평균만큼만 걷어 올려도 시도 한 번마다 EP+가 조금씩 쌓입니다(2025-26시즌 여자부에서 디그 한 번의 평균이 +0.06쯤입니다). 이날 28번 디그를 시도한 문정원에게는 그것만으로 +1.6쯤이 적힌 셈입니다. 5편에서 디그 실패를 EP에서 차감하지 않기로 했으니, 시도할수록 EP+가 쌓이는 것은 그 결정의 반대편입니다. 이 계정을 만들 때부터 알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포지션이 다르면 비교하지 않는 이유
그렇다면 1편 표의 순위, 문정원이 2위이고 빅토리아가 아래쪽이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그 순위가 뜻하는 것은 "각자의 자리에서 팀의 득점확률을 얼마나 증감시켰는가"이지 "누가 더 좋은 선수인가"가 아닙니다. 두 질문을 섞으면 안 되는 이유가 위 표에 그대로 있습니다. 모마의 자리에서는 +17을 얻고 -12를 내놓을 수 있지만 문정원의 자리에서는 +4를 얻고 0을 내놓을 수 있을 뿐이고, 두 선수는 서로의 자리에 설 수 없습니다.
코트 위의 여섯 자리는 서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리베로가 아포짓의 자리에서 공격을 때릴 수 없고, 아포짓이 리베로의 자리에서 후위 수비만 할 수도 없습니다. 문정원의 +4.09는 다른 리베로의 EP와, 모마의 +4.88은 다른 아포짓의 EP와 견줄 때만 "잘했다"는 말이 됩니다. 배구의 포지션은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고, 이 표의 EP는 그 역할 안에서 읽어야 합니다.
자리마다 움직일 수 있는 폭도 다릅니다. 여자부 실측으로, 팀별 시즌 합계에서 아웃사이드히터 자리의 EP는 누가 서느냐에 따라 팀 사이에 ±50점까지 벌어지지만 리베로 자리는 ±12점입니다. 이 폭은 팀 사이의 편차이지 선수 한 명의 시즌 총액이 아닙니다. 리베로의 EP+가 가짜라는 뜻이 아니라(리베로가 얻은 1점도 다른 자리의 1점과 똑같은 1점입니다)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좁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12월 14일의 모마와 문정원 중 누가 더 나은 선수냐는 질문의 답은 이 표에 없습니다. 이 표에 있는 것은 이날 두 선수가 각자의 자리에서 팀의 105점에 얼마씩을 가감했는가입니다.
계정별로 펼치면
EP+와 EP-를 다시 계정별로 나누면 1편 표의 EP 하나하나가 2편부터 5편까지 세운 규칙의 결과라는 것이 보입니다.
문정원의 리시브 +1.91은 3편에서 서버별로 열어 본 25개의 합이고 디그 +2.14는 5편에서 열어 본 28개의 합입니다. 김세빈의 블로킹 +1.49는 5편의 37번의 블로킹 터치입니다. 김다은의 세트 -2.00은 4편의 세트선택 -1.25에, 세트 범실 2개(-1.22)와 범실 없이 올린 세트 123번의 몫(+0.47)을 더한 것입니다. 모마의 공격 +5.90은 성공 33개가 얻어 온 EP에서 성공하지 못한 32번의 EP를 뺀 것이고, 서브 -1.71은 3편에서 본 대로 범실 다섯 개의 -1.96에 인플레이 열 개의 +0.25를 더한 것입니다.
33점의 빅토리아가 EP 득실 마이너스인 이유
1편에서 적어 둔 두 번째 의문도 위 표에 답이 있습니다. 이날 빅토리아는 공격을 81번 시도했습니다(한 세트에 16번씩입니다). 그중 30번이 득점이었고 서브 에이스 2개와 블로킹 1개를 더해 33점입니다. 득점 기록에 적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장부에는 나머지 51번도 들어갑니다(공격 시도 수는 공식 기록에도 적히지만, 점수로 환산되지는 않습니다). 범실 6번, 상대 블로킹에 차단당한 7번, 블로킹에 맞고 살아난 바운드와 막힘 25번, 디그당한 13번.
공격 계정의 EP+는 +12.05(성공 30개가 +11.34입니다), EP-는 -14.36이고 EP 득실은 -2.30입니다. 같은 자리의 모마는 65번 시도해 33번 득점, 공격 계정에서 +13.48을 획득하고 -7.58을 잃어 EP 득실 +5.90입니다. 성공 수는 30 대 33으로 세 개 차이인데 시도 수가 81 대 65이고, 그 16번의 차이가 EP- 열의 차이(-14.36 대 -7.58)로 거의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이 81번과 모마의 65번을 결과별로 나누고 갈래마다 EP를 더하면 아래 도식이 됩니다(갈래별 EP는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합친 순합계라 위의 EP+·EP-와는 다른 축입니다).
성공 한 번은 두 선수 모두 +0.38쯤으로 같습니다. 차단당함과 범실은 한 번에 -0.6쯤이고, 블로킹에 맞고 살아난 공은 -0.16, 디그당한 공은 -0.12에서 -0.15입니다. 빅토리아가 모마보다 16번 더 때린 시도는 성공이 아니라 바운드·막힘 12번, 차단 5번, 범실 3번으로 끝났고, 이 세 갈래에서만 6.8이 갈렸습니다. 성공 수 30 대 33보다 성공하지 못한 시도의 갈래가 두 선수의 공격 계정을 가른 것입니다. 클래식 지표인 공격성공률에는 보이지 않는 공격차단과 범실은 물론, 상대 블로커에게 터치당한 공과 디그당한 공까지 모두 계산에 넣는 이 장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덧붙이자면 이날의 -1.37은 빅토리아라는 선수에 대한 평가가 아닙니다. 시즌 전체로 보면 빅토리아는 여자부 상위권 선수이고, 이날은 그 시즌의 한 경기였을 뿐입니다. 경기 하나의 장부에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적힐 뿐, 그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는 시즌을 쌓아야 보입니다.
이 원장을 읽는 법
표를 덮기 전에, 제가 이 원장을 읽을 때 지키는 규칙 두 가지를 적어 두겠습니다.
첫째, EP는 성적표(실력)가 아니라 장부(현상의 기록)입니다. 5편에서 세운 원칙 그대로입니다. 음수는 "못한다"가 아니라 그 계정에서 잃은 EP의 기록이고 "잘한다"는 같은 포지션끼리 기회당으로 비교한 뒤에만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빅토리아의 하루가 그 예입니다.
둘째, 포지션이 다른 두 선수의 총액을 가로로 비교하지 마십시오. 위에서 길게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포지션마다 원장에 채워지는 칸이 다르고, 주력으로 삼는 플레이가 다르니 EP가 움직이는 폭도 다릅니다. 코트 위의 여섯 자리는 서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 표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자리에서, 팀의 득점확률을 얼마나 증감시켰는가"뿐입니다.
열두 명을 자리별로 묶고 선수마다 계정 여섯 행에 EP+와 EP-를 따로 적으면 그 이유가 그림으로 보입니다. 아웃사이드히터와 아포짓은 공격 행이 양쪽으로 길고, 미들블로커는 블로킹 행이, 세터는 세트 행이 양쪽으로 깁니다. 리베로는 서브·공격·블로킹 행이 비어 있고 리시브와 디그 행에는 오른쪽만 있습니다. 같은 자리의 두 선수가 서로 닮은 것은 선수가 아니라 자리의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코트에는 언제나 아웃사이드히터 둘, 미들블로커 둘, 세터와 아포짓과 리베로가 하나씩 서 있고, 어느 자리도 다른 자리의 선수로 채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강소휘의 공격 계정 마이너스를 같은 팀 문정원의 리시브·디그 플러스로 메울 수는 없습니다. 아웃사이드히터 자리의 마이너스는 다른 아웃사이드히터로만 바뀝니다. 이 표의 EP가 같은 자리의 선수끼리 견줄 때만 뜻이 있는 이유입니다.
이 장부에 없는 것
기록에 없는 것은 측정할 수 없습니다. 블로킹 행 없이 떨어진 공(5편의 숙제), 세터가 기동력으로 살려냈지만 기록상 리시버의 공으로 적힌 공, 오버세트인지 프리볼인지 문자중계가 구분해 주지 않는 공. 이런 공들은 개인에게 억지로 귀속하지 않고 팀의 몫으로 두었습니다. 억지로 채우는 것보다 비워 두는 쪽이 장부에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세트의 가치도 대부분 이 장부 밖에 있습니다. 세트 행에 적히는 것은 종류와 범실 여부뿐이고, 공을 얼마나 때리기 좋게 올렸는지는 문자중계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트 상태의 확률은 그 뒤에 이어진 공격들의 평균과 거의 같아지고, 범실 없이 올린 세트 한 번의 몫은 +0.006에 그칩니다. 이날 김다은이 올린 세트 123번의 연결 몫을 다 더해도 +0.47인데, 문정원의 디그 한 번이 +0.198입니다. 잘 올린 공의 가치는 다음 행, 곧 공격의 결과로 드러나므로 공격수의 계정에 적힙니다. 야구에서 포수의 프레이밍이 전용 지표가 생기기 전까지 투수의 성적으로 잡히던 것과 같은 꼴입니다. 기대득점이라는 장치로도 세터의 가치를 공격수의 공격력으로부터 분리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즌으로 넓혀도 다르지 않습니다. 2025-26시즌 여자부 세터 1위 김다인의 +67.4 가운데 세트 계정은 +6.4이고 나머지는 디그·블로킹·서브에서 온 EP입니다. 세터를 이 장부의 총액으로 줄 세우면 세트가 아니라 수비를 세는 셈이라, 세터끼리 견줄 때는 4편의 세트선택 계정만 봅니다.
그리고 이 장부에 적힌 것은 무엇이 벌어졌는가이지 왜 벌어졌는가가 아닙니다. 김다은이 오픈을 43번 고른 것이 감독의 지시였는지 세터의 판단이었는지, 빅토리아가 81번을 때린 것이 IBK의 선택이었는지 도로공사의 서브가 만든 결과였는지는 이 장부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 답은 다른 도구가 할 일입니다.
다음 글
여기까지가 선수 한 명의 원장입니다. 그런데 이날 코트에 선 선수는 스물두 명이고, 그 스물두 행을 팀별로 더하면 두 팀의 장부가 됩니다. 도로공사 선수들의 합은 +10.00, IBK 선수들의 합은 +5.02인데 이 경기는 105:105였습니다. 그 두 숫자가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팀의 장부를 선수별·플레이별·국면별로 나누면 무엇이 보이는지가 다음 편입니다.
(7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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