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안내: 배구의 기대득점 시리즈 7편입니다. 6편까지는 선수 한 명의 원장을 봤습니다. 이번 편은 12월 14일 코트에 선 스물두 명의 원장을 팀별로 합쳐 두 팀의 장부를 만들고, 그 합을 선수별, 플레이별, 국면별로 다시 나눕니다.
시작에 앞서 : 글에 나오는 수치는 KOVO 문자중계 기록을 직접 집계한 비공식 통계라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고, 공식 기록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두 팀의 EP 총계가 0인 경기
6편 표의 열두 명에 교체로 들어온 열 명까지, 이 경기에 출전한 선수 전원(22명)의 몫을 팀별로 더하면 도로공사 +10.00, IBK +5.02입니다. 그런데 이 경기는 105:105였고 서브도 105번씩 넣었습니다. 2편의 규칙대로 두 팀 모두 서브를 넣을 때 0.391, 받을 때 0.609에서 출발했으니, 두 팀이 한 경기 동안 증감시킨 EP의 총계는 정확히 0 대 0입니다. 점수 합이 같고 서브 횟수도 같은 경기는 장부의 합이 이렇게 0이 됩니다.
같은 조건에서는 사이드아웃과 브레이크의 배분도 똑같아집니다. 한 팀의 서브 105번은 각각 그 팀의 브레이크(서브를 넣은 팀이 낸 점수) 아니면 상대의 사이드아웃으로 끝나니, 도로공사 브레이크와 IBK 사이드아웃을 더하면 105이고 IBK 브레이크와 도로공사 사이드아웃을 더해도 105입니다. 여기에 두 팀의 득점이 105로 같다는 조건을 넣으면 두 팀의 사이드아웃이 같아지고 브레이크도 같아집니다. 실제로 이날은 사이드아웃 63:63, 브레이크 42:42였습니다. 서브를 넣을 때와 받을 때의 출발 확률이 다른데도 총계가 0으로 맞아떨어지는 것은 이 배분이 같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얻은 +10.00과 +5.02는 어디로 갔을까요? 4편에서 본 팀 계정입니다. 도로공사의 팀 계정에는 -10.00이, IBK의 팀 계정에는 -5.02가 적혀 있습니다. 그 안에는 상대가 범실로 넘겨준 점수의 이득(도로공사는 IBK의 범실 20개로 +9.0, IBK는 도로공사의 범실 31개로 +13.8)과, 블로킹 행 없이 떨어진 공격 성공의 손실(4편의 노블록터치킬몫, 디그 실패 포함, 도로공사 -13.1과 IBK -16.5)이 들어 있습니다. 두 팀이 똑같은 점수를 낸 경기에서 도로공사 선수들이 더 많은 몫을 얻었다는 것은, 도로공사가 낸 105점에는 선수의 플레이로 만든 점수가 많고 IBK가 낸 105점에는 도로공사의 범실 31개가 들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범실 이득의 차이 4.8이 선수 몫의 차이 5.0과 거의 같습니다.
랠리마다 0으로 맞아떨어지는 장부
총계가 0으로 맞아떨어지는 이유는 랠리 하나만 보면 더 간단합니다. 한 랠리에서 팀이 얻는 EP는 결과(이기면 1, 지면 0)에서 그 랠리를 시작할 때의 확률을 뺀 것이고, 시작할 때의 확률은 서브를 넣을 때 0.391, 받을 때 0.609입니다. 도로공사는 서브 105번 중 42번을 이겼으니 서브 랠리에서 얻은 EP는 42 × (1 - 0.391) - 63 × 0.391 = +0.95입니다. 리시브 105번 중에는 63번을 이겼고, 63 × (1 - 0.609) - 42 × 0.609 = -0.95입니다. 서브에서 기대보다 한 랠리쯤 더 이기고 리시브에서 그만큼 덜 이겨서 합이 0이고 IBK도 숫자가 똑같습니다(사이드아웃 63:63, 브레이크 42:42라고 위에서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선수 스물두 명의 계정을 아무리 복잡하게 나눠 적어도, 팀 단위로 합치면 이 뺄셈으로 돌아옵니다.
세트별로 끊어 보면 경기가 어떻게 뒤집혔는지 팀 단위로 보입니다(도로공사 기준이고, IBK는 부호만 반대입니다).
| 세트 | 점수 | 도로공사 EP 득실 | 점수 차 |
|---|---|---|---|
| 1세트 | 18:25 | -4.26 | -7 |
| 2세트 | 22:25 | -1.61 | -3 |
| 3세트 | 25:21 | +2.22 | +4 |
| 4세트 | 25:23 | +1.22 | +2 |
| 5세트 | 15:11 | +2.44 | +4 |
| 합 | 105:105 | 0 | 0 |
세트마다 EP 득실이 점수 차의 0.6배 근처입니다. 7점 차로 진 1세트가 -4.26, 4점 차로 이긴 3세트가 +2.22입니다. 점수 차 1점이 랠리승 1개가 아니라 0.6개인 이유는 8편에서 시즌 단위로 다시 나옵니다. 여기서는 팀의 EP 득실이 세트 점수 차와 같은 방향이라는 것만 보시면 됩니다. 빅토리아와 모마의 세트별 EP도 이 흐름과 부호가 같습니다(빅토리아는 IBK가 가져간 1·2세트에 +4.14, 3~5세트에 -5.50, 모마는 반대입니다).
선수별로 나누면
두 팀의 총계는 둘 다 0이지만 그 0은 선수 합과 팀 계정으로 갈립니다. 도로공사는 선수 합 +10.00에 팀 계정 -10.00, IBK는 선수 합 +5.02에 팀 계정 -5.02입니다. 선수 합의 안쪽은 6편 표 그대로입니다. 도로공사에서는 모마 +4.88, 문정원 +4.09, 김세빈 +2.73, 타나차 +1.72가 위에 있고 김다은 -2.23, 강소휘 -1.58이 아래에 있습니다. IBK에서는 임명옥 +3.51, 킨켈라 +3.43, 박은서 +1.96이 위에, 이주아 -1.62, 빅토리아 -1.37이 아래에 있습니다. 6편 표에 없는 교체 선수 열 명의 합은 도로공사 +0.4, IBK -1.2입니다.
두 팀 선수 합의 차이 5점은 어디서 왔을까요? 위에서 본 대로 도로공사가 낸 105점에는 선수의 플레이로 만든 점수가 많고, IBK가 낸 105점에는 도로공사의 범실 31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범실로 얻은 점수는 상대 선수의 계정에 마이너스로 적히고 우리 선수의 계정에는 아무것도 적히지 않으니, 그 점수의 몫은 팀 계정으로 갑니다. 선수 합이 5점 더 큰데도 두 팀의 총계는 같은 0입니다(같은 105점입니다).
플레이별로 나누면
선수 합을 여섯 계정으로 나누면 두 팀이 어느 플레이에서 얻고 어느 플레이에서 내놓았는지 보입니다. 세트는 연결과 선택을 합친 것입니다.
| 계정 | 한국도로공사 | IBK기업은행 |
|---|---|---|
| 서브 | -2.98 | -1.94 |
| 리시브 | +2.93 | +0.14 |
| 세트 | -2.50 | +0.72 |
| 공격 | +4.06 | -0.80 |
| 블로킹 | +2.77 | +1.85 |
| 디그 | +5.71 | +5.06 |
| 선수 합 | +10.00 | +5.02 |
| 팀 계정 | -10.00 | -5.02 |
| 총계 | 0 | 0 |
서브 계정은 두 팀 다 마이너스입니다. 도로공사의 -2.98은 서브 범실 15개가 내놓은 EP에서 인플레이 서브가 얻은 EP를 뺀 것이고, 범실 15개 중 다섯 개가 모마의 것입니다(3편). IBK는 범실이 6개라 -1.94에 그쳤습니다. 공격 계정의 차이가 가장 큽니다. 도로공사 +4.06과 IBK -0.80은 6편에서 본 모마 +5.90과 빅토리아 -2.30이 거의 그대로 팀의 EP가 된 것입니다. 리시브 계정 +2.93은 문정원 +1.91에 강소휘와 타나차의 몫을 더한 것이고, IBK는 임명옥이 얻은 EP를 다른 리시버가 내놓아 +0.14입니다.
디그 계정은 두 팀 모두 +5 넘게 쌓였고 블로킹도 둘 다 플러스입니다. 5편에서 디그의 몫을 블로킹 직전 상태에서 측정하기로 하고 실패를 EP에서 차감하지 않기로 한 결정 때문에, 디그와 블로킹 계정은 어느 팀이나 플러스로 쌓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두 계정을 크기 자체가 아니라 두 팀의 차이로 읽습니다. 디그는 +0.65, 블로킹은 +0.92만큼 도로공사가 앞섰습니다.
국면별로 나누면
같은 총계를 랠리의 세 국면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서브 국면은 서브와 리시브까지, 첫 공격 국면은 리시브 뒤의 세트와 공격, 트랜지션 국면(2편의 반격입니다)은 블로킹과 디그 이후의 모든 플레이입니다(국면의 정의는 따로 쓴 글에 있습니다). 위의 계정 표가 선수 합만 나눈 것이라면, 이 표는 팀 계정까지 합친 팀의 총계를 나눈 것입니다.
| 국면 | 도로공사 EP 득실 | IBK EP 득실 |
|---|---|---|
| 서브 | -1.04 | +1.04 |
| 첫 공격 | +0.43 | -0.43 |
| 트랜지션 | +0.61 | -0.61 |
| 합 | 0 | 0 |
세 국면의 EP 득실을 더하면 0이고 세 국면 하나하나는 0이 아닙니다. 도로공사는 서브 국면에서 -1.04를 내놓고 첫 공격과 트랜지션에서 +1.04를 되찾았습니다. 서브 범실 15개와 6개의 차이가 서브 국면에 그대로 있고, 3세트부터 뒤집은 흐름은 트랜지션 국면에 있다고 저는 읽습니다. 트랜지션은 두 팀이 주고받는 EP가 세 국면 중 가장 큰 국면인데, 이 경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느 경기에서나 그렇습니다. 한 시즌으로 넓히면 팀 간 격차의 절반이 이 국면에서 납니다.
팀 계정의 네 항목
4편에서 팀 계정을 처음 만났고 이 편 첫 절에서 그 안의 두 항목을 봤습니다. 나머지를 마저 펼쳐 보겠습니다.
| 팀 계정 항목 | 한국도로공사 | IBK기업은행 |
|---|---|---|
| 상대 범실 이득 | +9.00 | +13.81 |
| 블로킹 행 없는 공격 성공 | -13.09 | -16.54 |
| 선수 계정의 반대편 | -5.34 | -3.41 |
| 그 밖 | -0.57 | +1.12 |
| 합 | -10.00 | -5.02 |
상대 범실 이득은 상대가 범실로 넘겨준 점수의 몫입니다. 우리 선수는 아무 플레이도 하지 않았으니 그 점수의 몫은 팀에 적힙니다. IBK가 +13.81로 더 큰 것은 도로공사의 범실이 31개였기 때문입니다. 블로킹 행 없이 떨어진 공격 성공은 5편의 숙제였던 그 공입니다. 누구의 EP에서도 차감하지 않았으니 그 손실은 팀의 몫이 됩니다. 두 팀 모두 이 항목이 팀 계정에서 가장 큽니다. 선수 계정의 반대편은 4편의 거울 원리에서 생긴 항목입니다. 상대 서브가 인플레이로 이어졌을 때 우리 리시버의 계정에 EP가 적히면 그 반대편이 팀 계정에 적히는 식이라, 이 항목은 팀이 잘하고 못한 것이 아니라 장부의 양쪽을 맞추는 자리입니다. 그 밖은 에이스와 관련한 항목, 세트가 넘어간 자리의 이월몫, 어느 선수에게도 귀속하지 않은 상황몫을 합친 것입니다.
팀 계정이 두 팀 모두 마이너스인 것은 이 경기만의 일이 아닙니다. 블로킹 행 없이 떨어진 공격 성공과 선수 계정의 반대편이 언제나 마이너스라서 팀 계정은 어느 팀이나 마이너스로 쌓이고, 시즌 단위에서는 그 크기가 팀마다 비슷합니다(8편에서 여자부 일곱 팀의 팀 계정을 보시게 됩니다). 그래서 팀 계정도 디그·블로킹 계정처럼 팀 간 차이로만 읽습니다. 이 경기에서는 IBK가 4.98 앞섰고(-5.02 대 -10.00), 그 대부분은 도로공사의 범실 31개가 만든 범실 이득의 차이 4.81입니다. 선수 합에서 도로공사가 4.98 앞선 것의 반대편입니다.
다음 글
정리하면, 한 경기의 팀 장부는 선수 합과 팀 계정으로 이루어지고, 그 합은 랠리마다 결과에서 출발 확률을 뺀 것을 더한 것이라 105:105인 이 경기에서는 두 팀 모두 0입니다. 그 0을 선수별로 나누면 도로공사 선수들이 5점 더 얻었고, 플레이별로 나누면 공격 계정에서 갈렸으며, 국면별로 나누면 서브 국면에서 내준 것을 첫 공격과 트랜지션에서 되찾은 경기였습니다.
다만 0인 경기의 장부에서는 두 팀의 우열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경기가 아니라 36경기를 쌓으면 팀의 총계는 0이 아니게 되고 그 총계는 승수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편이 마지막입니다. 범위를 한 경기에서 한 시즌으로 넓힙니다.
(8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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