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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권순찬 감독을 위한 변명 - 2022-23 흥국생명 로테이션 이야기

2026-10-07 · kvolley

언젠가 권순찬 감독이 현업에 복귀하면 쓰리라 마음먹었던 주제가 있었는데, 예상보다 일찍 쓰게 되어 반갑습니다.

정관장이 2026년 10월 6일 새 감독으로 권순찬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권순찬 감독은 2022-23 시즌 흥국생명을 맡아 18경기 14승 4패로 2위를 달리던 2023년 1월 2일에 팀을 떠났습니다. 구단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권순찬 감독은 선수 기용에 구단의 개입이 있었다고 밝혔고, 김연경과 옐레나의 배치도 그 문제 가운데 하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1.

그 시즌 흥국생명 팬들 사이에서는 권순찬 감독이 두 선수를 떨어뜨려 놓지 않아서 둘이 함께 후위에 서는 로테이션에서 사이드아웃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새로 부임한 신용준 단장도 팬들이 원한 것은 두 선수가 전위와 후위로 나뉘는 배치였다고 설명했습니다(같은 기사에는 김연경 선수도 둘을 나누는 배치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습니다)2.

이 비판을 먼저 기록으로 살펴본 기사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동아일보 황규인 기자는 2023년 2월 23일 기사에서 그 시즌 2월 19일까지의 기록으로 김연경과 옐레나의 배치별로 흥국생명이 이긴 랠리의 비율을 비교했습니다3. 김연경을 세터 바로 다음 서브 순서에 세운 배치가 55.7%로 가장 높았고, 그 배치로 시작한 12세트 가운데 11세트를 이겼다는 내용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기사를 바탕으로 기록을 감독이 팀을 맡은 기간별, 로테이션별로 나누어 조금 더 상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김연경과 옐레나의 자리

2022-23 시즌 V리그 여자부 팀들은 대부분 백오더로 섰습니다. 세터부터 서브하는 순서대로 적으면 세터, 아웃사이드히터(OH), 미들블로커(MB), 아포짓(OP), OH, MB이고 세터와 OP가 서로 대각에 섭니다. 그래서 두 OH 가운데 한 명은 세터 바로 다음에, 다른 한 명은 OP 바로 다음에 서브합니다.

두 자리는 함께 전위에 서는 선수가 다릅니다. 세터 바로 다음의 OH는 세터가 전위에 있는 두 로테이션(세터 3·2번 자리)에서 전위에 서는데, 이때는 전위 공격수가 2인밖에 없습니다(기본편 2편). 그래서 이 시즌에는 공격을 더 많이 하는 OH를 세터 바로 다음에 세워 이 두 로테이션의 공격력을 커버한 팀이 많았습니다.

세터 바로 다음에 선 아웃사이드히터2022-23 여자부 정규리그 · 10월 22일~12월 29일 세트 시작 기준두 OH 가운데 공격을 더 많이 한 선수가 세터 바로 다음에 선 세트 비율0%50%100%페퍼저축은행100.0%IBK기업은행90.9%정관장76.9%한국도로공사70.1%GS칼텍스56.7%현대건설55.2%흥국생명7.2% (69세트 중 5세트)흥국생명만 김연경을 옐레나 바로 다음에 세웠다kvolley.com

막대는 두 OH 가운데 공격을 더 많이 한 선수가 세터 바로 다음에 선 세트의 비율입니다. 같은 기간 다른 여섯 팀은 55.2~100%로 모두 절반을 넘었지만 흥국생명은 69세트 가운데 5세트(7.2%)뿐이었습니다. 권순찬 감독은 나머지 64세트에서 김연경을 옐레나 바로 다음에 세웠습니다.

김연경과 옐레나의 위치세터부터 서브하는 순서 · 흥국생명 2022-23·2023-24(a) 붙임 권순찬 감독(64세트)S›OH›MB›옐레나OP›김연경OH›MB둘 다 전위: 세터 6·5번 자리 · 둘 다 후위: 세터 3·2번 자리(b) 한 칸 띄움 아본단자 감독S›김연경OH›MB›옐레나OP›OH›MB둘 다 전위: 세터 1번 자리 · 둘 다 후위: 세터 4번 자리(c) 두 칸 띄움 감독대행 2월 · 아본단자 2023-24 전반S›MB›옐레나OH 자리›OH대각리시브›MB›김연경OH둘 중 한 명이 늘 전위에 선다(a) 붙임은 둘이 함께 전위에 서는 로테이션과함께 후위에 서는 로테이션을 두 개씩 만든다kvolley.com

흥국생명이 두 시즌 동안 쓴 세 가지 배치입니다. 이름은 서브 순서에서 두 선수 사이에 낀 선수의 수로 붙였습니다. (a) 붙임에서는 둘이 함께 전위에 서는 로테이션(세터 6·5번 자리)과 함께 후위에 서는 로테이션(세터 3·2번 자리)이 두 개씩 생깁니다. 김연경을 세터 바로 다음에 세우는 (b) 한 칸 띄움에서는 각각 하나로 줄고, (c) 두 칸 띄움에서는 둘 중 한 명이 늘 전위에 섭니다. (c) 두 칸 띄움은 옐레나를 OH 자리로 옮기고 대각의 OH(주로 김미연)에게 리시브를 맡기는 리시빙 아포짓 배치이기도 합니다.

시기별 배치

세트별 서브 순서 배치흥국생명 정규리그 · 세트 첫 랠리 기준 · 한 칸이 한 세트2022-23권순찬 18경기감독대행 11경기아본단자 7경기1세트2세트3세트4세트5세트10월11월12월1월2월3월2023-24아본단자 36경기1세트2세트3세트4세트5세트10월11월12월1월2월3월(a) 붙임(b) 한 칸 띄움(c) 두 칸 띄움둘 중 한 명이 빠진 세트이긴 세트진 세트권순찬 감독이 배치를 바꾼 두 경기권순찬 감독이 배치를 바꾼 것은 12월 두 경기뿐이었다kvolley.com

한 칸이 한 세트이고 색을 채운 칸은 이긴 세트, 속이 빈 칸은 진 세트입니다. 권순찬 감독이 배치를 바꾼 것은 12월 13일 한국도로공사전(3~5세트)과 20일 GS칼텍스전(3·4세트) 두 경기뿐이었습니다. 1월 5일 GS칼텍스전은 이영수 수석코치가 (a) 붙임 그대로 치렀고, 1월 8일부터 팀을 맡은 김대경 감독대행은 (a) 붙임과 (b) 한 칸 띄움을 오가다 2월부터 주로 (c) 두 칸 띄움을 썼습니다. 2월 23일 데뷔한 아본단자 감독은 남은 시즌과 챔피언결정전을 (b) 한 칸 띄움으로 치렀고, 2023-24 시즌에는 12월까지 (c) 두 칸 띄움을 쓰다가 옐레나가 팀을 떠나기 전인 1월에 (b) 한 칸 띄움으로 바꿨습니다.

팬들과 구단이 원했다는 배치를 그 뒤의 감독들이 실제로 썼기 때문에, 두 선수를 떨어뜨린 배치의 성적도 같은 선수들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 비교는 글 뒤 부록에 적었습니다.

로테이션별 사이드아웃 성공률

사이드아웃 성공률은 상대 서브를 받은 랠리를 이긴 비율입니다(상대 서브 범실로 얻은 점수도 포함합니다). 권순찬 감독이 (a) 붙임으로 치른 64세트를 로테이션별로 나누고, 같은 시즌 나머지 여섯 팀의 같은 로테이션 기록과 비교했습니다(V리그 정규리그 문자중계를 바탕으로 제가 직접 계산한 비공식 통계라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로테이션별 사이드아웃 성공률흥국생명 2022-23 권순찬 감독 시기 (a) 붙임 64세트흥국생명리그(나머지 여섯 팀, 같은 로테이션)56%60%64%68%72%76%세터 1번 자리옐레나만 전위59.2%66.2%세터 6번 자리둘 다 전위62.0%67.9%세터 5번 자리둘 다 전위63.3%69.7%세터 4번 자리김연경만 전위60.7%73.1%세터 3번 자리둘 다 후위60.6%61.3%세터 2번 자리둘 다 후위60.8%62.0%로테이션 하나의 값은 우연만으로도 3%p 정도 흔들린다둘 다 후위인 두 로테이션은 리그 평균과 같았다kvolley.com

빨간 점이 흥국생명, 회색 점이 리그입니다. 둘 다 후위인 세터 3·2번 자리(60.6%, 60.8%)는 팀에서 가장 낮았지만 리그와 거의 같았고, 나머지 네 로테이션은 리그보다 6~12%p 높았습니다. 가장 높은 곳은 김연경만 전위에 서는 세터 4번 자리(73.1%)였습니다. 같은 기간 흥국생명의 사이드아웃 성공률은 66.7%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습니다(2위 현대건설 66.3%).

둘 다 후위인 두 로테이션이 나머지 네 로테이션보다 8%p 정도 낮은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차이입니다. 이 두 로테이션에서는 세터가 전위에 있어 전위 공격수가 2인밖에 없고, 그 둘이 세터 바로 다음의 OH(김미연·김다은)와 MB였습니다. 리시브 뒤 첫 공격의 35%는 옐레나가 후위에서 때렸고(범실과 블로킹에 막힌 것이 19%), 김연경이 리시브 뒤 첫 공격을 때린 것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리시브 연속 실점

그렇다면 팬들은 왜 이 로테이션에서 사이드아웃이 안 된다고 느꼈을까요? 사이드아웃에 실패하면 팀은 로테이션을 하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서 상대의 다음 서브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이드아웃 성공률이 조금만 낮아도 한 로테이션에서 연속 실점하는 일은 훨씬 자주 일어납니다. 사이드아웃 성공률이 60.7%(둘 다 후위)인 로테이션에서 리시브를 4회 연속 실패할 확률은 2.4%이고, 69.1%(나머지)인 로테이션에서는 0.9%입니다. 평균으로는 8%p인 차이가 4연속 실점으로는 2.6배가 됩니다.

리시브 4회 이상 연속 실점흥국생명 2022-23 권순찬 감독 시기 (a) 붙임 64세트 · 13회둘 다 후위그 밖의 로테이션경기 · 세트연속 실점점수(흥국생명:상대)경기 결과11.1 현대건설 3세트5회15:17 → 15:221:3 패11.4 IBK 2세트6회24:16 → 24:223:0 승11.10 GS 3세트4회5:1 → 5:53:0 승11.13 도로공사 4세트4회11:13 → 11:173:2 승11.25 현대건설 3세트5회11:11 → 11:160:3 패11.29 GS 4세트4회9:7 → 9:112:3 패12.10 페퍼 2세트4회6:9 → 6:133:1 승12.10 페퍼 3세트4회8:5 → 8:93:1 승12.13 도로공사 1세트4회7:9 → 7:133:2 승12.13 도로공사 2세트4회13:15 → 13:193:2 승12.20 GS 2세트5회10:14 → 10:192:3 패12.20 GS 5세트5회4:6 → 4:112:3 패12.29 현대건설 4세트4회23:12 → 23:163:1 승13회 중 8회가 둘 다 후위인 로테이션이었다kvolley.com

64세트 동안 리시브에서 4회 이상 연속 실점한 13회 가운데 8회가 둘 다 후위인 로테이션이었습니다(5회 이상은 5회 가운데 4회). 그 장면이 눈에 띄는 경기에 있었다는 점도 컸을 것입니다. 1위 경쟁을 하던 현대건설과의 1·2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두 경기 모두 3세트에 5연속 실점했고(15:17 → 15:22, 11:11 → 11:16) 두 경기를 1:3과 0:3으로 졌습니다. 11월 4일 IBK기업은행전에서는 24:16에서 6점을 내리 내줬습니다(세트는 이겼습니다).

12월에는 이 로테이션이 실제로 나빠졌습니다. 둘 다 후위인 로테이션의 사이드아웃 성공률은 10~11월 64.4%에서 12월 56.8%로 감소해 리그 평균보다 낮았습니다(나머지 로테이션은 67.7%에서 71.0%로 증가). 그리고 12월 13일 도로공사전과 20일 GS칼텍스전에서는 두 세트를 먼저 내준 뒤 김연경을 세터 바로 다음으로 옮긴 다섯 세트를 모두 이겼습니다. GS칼텍스전은 (a) 붙임으로 돌아간 5세트에 4:6에서 4:11까지 밀리며 졌습니다. 배치를 바꾸면 이기고 되돌리면 지는 장면이 일주일 사이에 두 번 있었던 셈입니다.

다만 바꾼 다섯 세트는 모두 두 세트를 내준 뒤의 세트입니다. 앞선 두 세트를 내준 팀은 원래 경기력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서 이 다섯 세트만으로 배치의 효과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로테이션이 승부처에서 유독 약했던 것도 아닙니다. 랠리 하나로 승리확률이 크게 바뀌는 순간(평균의 1.5배 이상)만 보면 둘 다 후위인 로테이션의 사이드아웃 성공률은 60.0%로 나머지 로테이션(63.2%)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맺으며

권순찬 감독의 (a) 붙임은 사이드아웃을 감소시킨 배치라기보다 두 선수가 함께 전위에 서는 로테이션과 함께 후위에 서는 로테이션을 두 개씩 만든 배치였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함께 후위에 서는 두 로테이션은 팀에서 가장 약한 곳이었지만 리그 평균보다 나쁘지는 않았고, 흥국생명은 이 배치로 리그에서 사이드아웃 성공률이 가장 높은 팀이었습니다.

팬들이 그 로테이션을 아쉬워한 데에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연속 실점이 그 로테이션에 몰렸고 그 장면들이 현대건설과의 맞대결과 12월에 있었으니,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물론 두 선수를 떨어뜨리는 배치도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떨어뜨려도 약한 로테이션은 생기고, 권순찬 감독이 떠난 뒤 실제로 두 선수를 떨어뜨린 시기의 성적이 더 좋지도 않았습니다. 같은 선수들로 서브 순서만 바꿔 넣어 계산해도 차이는 세트당 1점이 되지 않았습니다(두 비교는 글 뒤 부록에 자세히 적었습니다).

저는 팬들이 지적한 약점은 실제로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약점은 김연경의 자리를 옮긴다고 사라지지 않았고, 감독의 선택이 틀렸다고 할 만큼 크지도 않았습니다.

정관장에서도 감독의 로테이션에 특징이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부록 : 더 읽어볼 거리

아래 내용은 일반 팬분들께서 읽으시기에는 복잡한 개념이 많이 등장해서 본문에서 떼어내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런 분석 방식이 옳다는 뜻은 아니고, 이런 분석 방법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두 선수를 떨어뜨린 시기

권순찬 감독이 떠난 뒤의 흥국생명은 실제로 두 선수를 떨어뜨렸는데, 그 뒤로 성적이 좋아졌을까요? 시기마다 만난 상대가 달라서, 같은 상대를 만난 리그 평균 팀과 비교해 흥국생명이 세트당 몇 점을 더 앞섰는지 계산했습니다(계산 방법은 아래 [참고1]에 적었습니다).

배치별 세트당 득실차같은 상대를 만난 리그 평균 팀과 비교 · 흥국생명 정규리그(a) 붙임(b) 한 칸 띄움(c) 두 칸 띄움-4점0점+4점+8점+12점권순찬(a) 붙임 64세트+3.9점권순찬(b) 한 칸 띄움 5세트+8.9점감독대행(a) 붙임 17세트+2.5점감독대행(b) 한 칸 띄움 7세트+1.7점감독대행(c) 두 칸 띄움 14세트+1.8점아본단자(b) 한 칸 띄움 22세트+3.4점2023-24 아본단자(c) 두 칸 띄움 78세트+2.0점2023-24 아본단자(b) 한 칸 띄움 15세트+0.9점리그 평균 팀보다 세트당 더 앞선 점수(단위: 점)가로선은 우연만으로 생길 수 있는 차이의 폭(95%)권순찬 감독의 (b) 한 칸 띄움 5세트는 두 세트를 내준 뒤 바꾼 세트감독대행과 아본단자 감독이 두 선수를 떨어뜨린 시기는권순찬 감독의 (a) 붙임 시기보다 낫지 않았다kvolley.com

점이 오른쪽에 있을수록 리그 평균 팀보다 많이 앞섰다는 뜻입니다. 권순찬 감독의 (a) 붙임 64세트는 세트당 3.9점을 앞섰고, 두 선수를 떨어뜨린 시기는 0.9~3.4점으로 모두 이보다 적었습니다(권순찬 감독이 경기 중에 바꾼 다섯 세트는 두 세트를 먼저 내준 뒤의 세트라 따로 봐야 합니다). 가로선은 우연만으로도 생길 수 있는 폭이라, 선이 겹치는 시기끼리는 어느 쪽이 나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떨어뜨린 뒤에 성적이 좋아지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b) 한 칸 띄움에서도 둘 다 후위인 로테이션이 하나 생기는데, 그 로테이션의 사이드아웃 성공률도 리그 평균 수준(59.5%)이었습니다.

[참고1] 리그 평균 팀과 비교한 세트당 득실차를 계산한 방법

시기마다 만난 상대가 달라서 세트의 점수 차를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5점 차 승리라도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한 세트와 현대건설을 상대로 한 세트는 다르게 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랠리마다 리그 평균 팀이라면 그 랠리를 이길 확률(기대 승률)을 먼저 계산하고, 실제 결과가 기대보다 얼마나 좋았는지를 세트 단위로 모았습니다.

(1) 로테이션별 기준값: 같은 시즌 흥국생명을 제외한 여섯 팀의 기록으로 로테이션별 사이드아웃 성공률과 브레이크(서브 랠리를 이긴 비율)를 구했습니다. 2022-23 시즌 리시브 랠리는 세터 1번 자리 59.2%부터 세터 5번 자리 63.3%까지, 서브 랠리는 세터 4번 자리 35.5%부터 세터 1번 자리 40.9%까지 로테이션마다 다릅니다. 랠리가 어느 로테이션이었는지에 맞춰 이 값을 기준으로 씁니다.

(2) 상대 팀 보정: 상대 팀의 서브가 강하면 리시브 랠리를 이기기 어렵고, 상대 팀의 리시브가 강하면 서브 랠리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대 팀의 시즌 기록(흥국생명과의 경기를 제외한 기록)이 리그 평균과 다른 만큼 기준값을 가감했습니다. 2022-23 현대건설은 서브 랠리를 리그 평균(38.2%)보다 2.6%p 더 이긴 팀이라, 흥국생명이 세터 6번 자리에서 현대건설의 서브를 받는 랠리의 기대 승률은 기준값 62.0%보다 2.6%p 낮은 59.4%가 됩니다. 서브 랠리를 리그 평균보다 5.1%p 덜 이긴 페퍼저축은행이 상대라면 같은 랠리의 기대 승률은 67.1%입니다.

(3) 세트 단위 합계: 랠리를 이기면 1, 지면 0으로 놓고 기대 승률과의 차이를 세트마다 더하면 그 세트에서 기대보다 몇 점을 더 얻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랠리 하나를 더 이기면 득점이 1점 늘고 실점이 1점 줄어 득실차는 2점 커지므로, 이 합의 두 배가 기대 대비 득실차입니다.

예를 들어 2022년 12월 29일 현대건설전 2세트(25:20)는 45랠리였고, 랠리마다 기대 승률을 더한 리그 평균 팀의 기대 득점은 20.3점이었습니다(득실차로는 4.3점 차로 지는 세트입니다). 흥국생명은 25점을 얻었으니 기대보다 4.7점을 더 얻고 4.7점을 덜 내준 셈이라, 이 세트의 기대 대비 득실차는 +9.3점입니다.

(4) 시기·배치별 평균과 가로선: 세트별 득실차를 시기·배치별로 평균한 것이 도식의 점입니다. 세트별 득실차는 세트마다 차이가 커서 권순찬 감독의 (a) 붙임 64세트만 해도 -11.5점부터 +17.5점까지 다양했고, 그래서 평균도 우연만으로 어느 정도 흔들립니다. 세트별 득실차의 편차와 세트 수로 그 폭을 계산해 그린 것이 가로선입니다(95% 범위, 권순찬 감독의 (a) 붙임 64세트는 +3.9점 ±1.8점). 세트 수가 적은 시기일수록 가로선이 깁니다.

2023-24 시즌의 세트는 2023-24 시즌 기록으로 같은 계산을 했고, 홈·원정이나 그날 상대 팀의 선수 구성은 감안하지 않았습니다.

배치만 바꿔 넣은 계산

시기마다 세터와 미들블로커, 선수 구성도 달랐으니 같은 선수들로 서브 순서만 바꿨다면 어땠을지도 따져 볼 만합니다. 리시브 랠리를 김연경과 옐레나가 전위에 섰는지에 따라 나눠 보면, 같은 상대를 만난 리그 평균 팀보다 더 이긴 정도는 김연경만 전위일 때가 12.7%p로 가장 컸습니다. 둘 다 전위일 때는 7.7%p, 옐레나만 전위일 때는 5.0%p였고, 둘 다 후위일 때는 리그 평균과 같았습니다(-0.2%p). 김연경 혼자 전위에 서도 옐레나가 후위에서 공격할 수 있으니, 둘이 함께 전위에 선다고 효과가 더 커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두 선수를 떨어뜨려 김연경 혼자 전위에 서는 로테이션을 늘리는 쪽이 조금 나았을 것입니다. 권순찬 감독 시기의 전력에 서브 순서만 바꿔 넣어 계산하면 (b) 한 칸 띄움은 세트당 0.5점, (c) 두 칸 띄움은 1.0점 정도 나아집니다. 다만 이 정도 차이는 우연으로도 생길 수 있는 크기입니다(계산 방법은 아래 [참고2]에 적었습니다).

[참고2] 배치만 바꿔 넣은 계산

(1) 전위 구성 나누기: 랠리마다 김연경과 옐레나가 실제로 2·3·4번 자리(전위)에 있었는지로 네 가지 구성을 정했습니다(둘 가운데 한 명이 교체로 빠진 랠리는 제외). 그리고 [참고1]의 기대 승률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구성별로 평균했습니다. 두 시즌에는 감독대행 기간, 아본단자 감독 시기처럼 팀 전체의 수준이 다른 시기가 섞여 있어서, 시기별 수준 차이는 따로 감안하고 같은 시기 안의 구성 차이만 비교했습니다. 아래 표의 값은 권순찬 감독 시기의 팀 수준에 맞춘 것입니다.

전위 구성 (단위: %p, 기대 승률 대비) 리시브 랠리 서브 랠리
둘 다 전위 +7.7 +5.8
김연경만 전위 +12.7 +4.5
옐레나만 전위 +5.0 +3.3
둘 다 후위 -0.2 +3.2

서브 랠리에서는 구성 사이의 차이가 리시브 랠리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2) 배치별 로테이션 구성: 배치를 정하면 로테이션마다 두 선수의 전위 구성이 정해집니다.

세터 자리 1번 6번 5번 4번 3번 2번
(a) 붙임 옐레나만 둘 다 전위 둘 다 전위 김연경만 둘 다 후위 둘 다 후위
(b) 한 칸 띄움 둘 다 전위 옐레나만 옐레나만 둘 다 후위 김연경만 김연경만
(c) 두 칸 띄움 옐레나만 옐레나만 김연경만 김연경만 김연경만 옐레나만

로테이션마다 [참고1]의 로테이션별 기준값에 (1) 표의 구성별 효과를 더해 그 배치의 사이드아웃·브레이크 성공률로 썼습니다.

(3) 세트 한 개를 랠리 단위로 계산: 사이드아웃에 성공해야 다음 로테이션으로 넘어가므로, 사이드아웃이 약한 로테이션일수록 그 로테이션에서 치르는 랠리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로테이션별 성공률을 단순히 평균하지 않고, 리그 평균 팀을 상대로 한 25점 세트를 첫 랠리부터 끝날 때까지 확률로 계산했습니다(배구 경기의 승리확률 그래프의 [참고]와 같은 방식이고, 시작 로테이션 여섯 가지와 첫 서브 두 가지를 평균했습니다). 이 계산에서 리그 평균 팀을 상대로 한 세트당 점수 차는 (a) 붙임 +3.2점, (b) 한 칸 띄움 +3.7점, (c) 두 칸 띄움 +4.2점이고, 세트 승률은 73.8%, 77.6%, 81.1%입니다.

(4) 우연의 폭: 구성별 효과에도 우연이 섞여 있어서, (1) 표의 값을 우연만으로 흔들릴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바꿔 가며 (3)의 계산을 400회 반복했습니다. (a) 붙임과의 차이는 400회 계산 결과의 95%가 (b) 한 칸 띄움 -0.04~+1.07점, (c) 두 칸 띄움 -0.25~+2.11점 사이에 들어갔고, 두 범위 모두 0점을 포함합니다.

이 계산은 같은 전위 구성이면 어느 로테이션에서나 효과가 같다고 가정합니다. 실제로 떨어뜨린 시기의 성적이 계산만큼 좋지 않았던 것은 이 가정이 맞지 않았거나, 시기마다 달라진 다른 조건 때문일 수 있습니다.


수치는 V리그 정규리그 문자중계를 바탕으로 계산한 비공식 통계라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위·후위는 서브 순서로 재구성한 로테이션 기준이라 선수가 실제로 선 위치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배치는 세트 첫 랠리의 서브 순서로 구분했고, 리그 기록은 흥국생명을 뺀 같은 시즌 여섯 팀의 기록입니다.


  1. 데일리안, 「"이게 팀이냐!" 팬들도 에이스도 부끄러워 하는 프로구단」, 2023년 1월 7일. 원문 ↩

  2. 노컷뉴스, 「'김연경 있으면 뭐 하나' 흥국생명 2년 만에 도돌이표」, 2023년 1월 6일. 원문 ↩

  3. 동아일보 황규인, 「흥국생명은 어떤 로테이션으로 가장 ‘재미’를 봤을까」, 2023년 2월 23일. 원문. 나머지 두 배치는 (a) 붙임 52.3%, (c) 두 칸 띄움 51.7%였습니다. 같은 기간을 문자중계로 계산해 보니 세트 수는 기사와 모두 같았고, 이긴 랠리의 비율도 0.5%p 안에서 비슷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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